만일 내가 과거로 갈 수 있다면 과연 나에게는 어떠한 인생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시간... 아주 절대적인 값인 만큼 이 금기를 넘어보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도 커지게 마련이다.
이 책의 간략한 줄거리를 처음 접하였을 땐, 시간이라는 금기의 주제를 가지고 얼만큼 날 흥미롭게 만들 수 있는가라는 기대가 있었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동한 소년 그리고 현재에서 과거로 이동한 소년.. 이 둘의 모습에서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날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어떠한 시간 조작 장치를 조작한 이후 빠르게 달리면 자신이 원하는 과거로 되돌아 오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에서는 시간을 되돌림으로 해서 자신에게는 이득이지만 손해를 겪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큰 주제로 담고 있다.
같은 시간을 다루는 내용이지만 이 소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어 나가고 있다.
전쟁이라고 하는 인류가 만든 큰 재앙이 시간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조미료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간을 달리는 소녀' 보다 더욱 큰 감동을 느낄 수있을 것이다.
전쟁을 준비하다가 평화로운 현재로 이동한 소년. 과연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 악몽같았던 하루하루가 단 몇 분 몇 초만에 말끔히 정리되는 상황이다. 더 이상의 전쟁은 없다.
하지만 시간을 다루는 모든류의 콘텐츠에서 그러하듯이 시간으로 인해 혜택을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로인해 불행을 겪는 사람이 있는것 같다.
평화로운 현재로 끌려온 자신 대신에 전쟁을 준비하는 과거로 끌려가버린 한 소년이 생기고 만것이다.
결국 그 소년병은 전쟁의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상인 과거로 가려 한다.
자신을 위해서... 또한 그 아이를 위해서..
과거로 간 소년 또한 그 전쟁 상황 속에서 현재에 대한 소중함,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다.
정말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매일 하루하루를 그저 의미 없이 보내던 일상들..
그런 일상들을 다시금 생각해보니 정말 그때 그때가 소중하지 않았던 때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그것을 모르고... 아니 마치 공기처럼 그것이 당연한 양 생각해버리고 너무 소흘하게.. 너무 하찮게 그 시간들을 사용해 왔던 것 같다.
그리고 또한 일본이란 나라가 무조건 전쟁을 일으킨 재앙의 주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결국엔 전쟁에 나서는 일본 사람이나 한국 사람들은 모두다 죽음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똑같은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됐다.
일본의 전쟁 상황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단 것이 참 신선했던 것 같다.
